2015년 5월 24일 일요일

[생후 31일~40일] 수유량 늘리다/ 6주 급성장기를 맞이하다.

5/24 일요일 (생후 31일) 수유량을 120ml로 늘리다
3시간으로 고정시키려고 했던 수유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수유텀 늘리기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었다. 어제 새벽엔 어르고 달래고, 공갈 젖꼭지를 물려도 소용이 없을 만큼 울며 밥을 보채는 통에, 1시간 20분만에 분유를 주고 아기를 재울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윤형이가 먹는 양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싶어 120ml로 양을 늘려줬더니 순간적으로 다 먹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100ml). 아, 윤형이는 양이 부족해 배고팠던 것이다. 이제는 윤형이에게 충분한 양이 얼마인지 좀 더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태어나서 한 번 먹을 때 30ml씩 먹던 우리 윤형이가, 이젠 120ml도 거뜬히 소화했다는 게 놀랍다. 생후 한 달만에 몸무게도, 키도, 먹는 양 모든 것이 눈에 띄게 변하였다. 이렇게 아기의 몸이 점차 커져가니, 왠지 이 시간을 붙잡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도 든다. 
그렇게 오늘도 시간은 흘러가는구나~

                                                           오동통통 통실통실해진 윤형이



5/25 월요일 (생후 32일) 피셔프라이스 스윙의 효과 
어린 신생아라 흔들흔들하는 스윙을 태워도 될는지 잘 몰라 그동안 사용을 하지 않았었는데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신기한 것은 윤형이를 태우자마자 끙끙거리던 것을 멈추고 갑자기 평화로워졌다는 것이다. 효과 만점이라더니 역시 스윙을 구해놓길 잘했다. 공갈 젖꼭지에 이어 나의 육아를 도와줄 천군 만마가 생긴 느낌이다.  

점차 낮과 밤을 인식하는 윤형이. 
새벽 중에는 한 번 수유 후 보통 4시간을 내리 자며, 
최대 5시간까지도 잤던 적이 있었다. 




5/26 화요일 (생후 33일) 모빌을 보기 시작한 윤형이 
약 3시간 간격으로 잘 먹고 잘만 자던 윤형이가, 갑자기 120ml 분량의 분유를 먹자마자 모두 게워내 버렸다.  아무래도 트림이 올라오는 과정에서 분유가 역류한 것 같았다. 

속상한 마음에 따뜻한 손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고 새 옷으로 갈아입혀주니 어느새 배고프다고 밥을 찾았다. 혹시 몰라 약 50분간의 텀을 주고 새로 분유를 타주었더니 90ml가량을 먹고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약 4시간을 자고 일어나 분유를 거나하게 들이키고선, 이내 활동을 시작하였다. 오늘은 모빌을 한 번 틀어줘보기로 했다. 윤아 언니가 물려주신 이 전자 모빌은 음악도 나오고 또 여러가지 동물 인형들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좋은 제품이다. 

윤형이는 아직 시각이 잘 발달하지 않아서 그런지 먼곳을 응시하는 듯한 그런 눈빛을 자주 하곤 했었다. 그러나 그동안 모빌에 대해서도 무반응이었던 윤형이가 오늘은 신기하게 모빌에 눈을 맞추고 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모빌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한 윤형이 
 모빌을 보는 잠깐 동안은 집안이 평온하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윤형이가 모빌에 꽤나 집중했다. 오늘은 또 한가지의 활동시간 보내는 방법을 터득한 셈이다. 윤형이의 활동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알게 될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만 같다.


5/27 수요일 (생후 34일) 3시간 만에 네 벌의 옷을 갈아입다.  
어떤 날은 굉장히 수월하게 지나가고, 어떤 날은 이상할 정도로 어려운 날이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날이 더워 옷을 갈아입혀 주었는데, 아무래도 밤에 목욕을 시켜야 수면 교육이 잘될 것 같다는 생각에 사무쳐 아기 목욕 후 옷을 다시 갈아입히고 나니 갑자기 토를 해버린다. 

그래서 속상한 마음에 목과 팔부분만 간단히 씻겨 또 옷을 갈아입히니 바로 변을 보는 것이다. ‘아이고 불쌍하니 엉덩이만이라도 다시 씻겨 주자’하는 생각에 엉덩이를 씻겨 주었더니 물에 등이 젖어 또 옷을 갈아 입힌다. 하루만에 몇 개 되지도 않는 아기 옷을 세탁 바구니에 다 쏟아 넣는다.

남편은 그런 나를 보며 "아기도 네 페이스에 따라가느라 힘들겠다.”라고 말한다. '그래그래, 나도 일을 만들어서 하는 타입이지만.. 윤형이도 수고가 참 많구나.ㅎㅎ' 

(*사모님께서 닭죽 한 솥 가져다 주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빠와의 시간
"윤형이 오늘도 잘 지냈나요?"
옷을 많이 갈아입어서 지친 윤형이. (사실은 엄마가 지쳤지롱..ㅎ)



5/29 금요일 (생후 36일)  샤워 후 찍는 사진이 가장 예쁘구나


샤워 후 뽀송해진 윤형이



5/30 토요일 (생후 37일)  윤형이의 옷 사이즈 
윤형이가 그새 많이 자랐다. 

아기가 커간다는 것이 사실 잘 실감나지 않지만, 예전 사진들을 꺼내어 볼 때면, 혹은 갓 태어나서 입었던 첫 배냇저고리가 작아져 더 이상 입힐 수 없을 때에 그것을 느끼게 된다. 

이제 배냇 저고리를 졸업하고 나니, 윤형이 입힐 옷이 얼마 없었다. 
선물 받았던 옷들 사이즈는 대부분 넉넉했고, 윤형이 입히려고 한국에서 공수받았던 내복들도 윤형이에게 아직 컸다. 

그래서 오늘은 남편에게 잠시 윤형이를 맡기고 nb(뉴본)다음 사이즈인 0-3m옷을 구하러 Target 과 TJMaxx를 다녀왔다. 우리집은 더운 지역이라 집에 항시 에어컨이 돌아가니 긴팔 바디수트 두 벌을 사기로 했다. 집에 있는 것들 몇 벌을 더 합해 부지런히 1달 정도를 돌려 입히다보면 금방 3-6m사이즈 옷을 맞이할 날이 오겠지.    

은미언니에게 선물 받았던 카터스(Carter's) 바디수트 0-3m
넉넉하게 제법 잘 맞는다. 


5/31 일요일 (생후 38일)  윤형이의 첫 교회 예배 참석

오늘은 출산 후 처음으로 예배에 참여했다. 윤형이도 첫 예배를 위해 전날 밤부터 샤워를 열심히 하고 뽀송뽀송하게 몸을 잘 유지했더란다.  아침에 분유는 약 9시 30분쯤 먹었는데, 예배 시간 쯤에(1시로 변경)다시 먹을 텀이 돌아올 게 분명했기 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었다. 

역시나 예배시간에 자다가 깨어난 윤형이가 먹을 것을 찾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는 부랴부랴 분유를 타서 외딴곳(?)으로 가서 윤형이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 올라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기저귀가 가득 차버려 자모실에서 기저귀를 갈아주고 나니 예배가 거의 마무리되어있었다.  

첫 예배였는데 나도 전혀 집중을 못하고 윤형이도 마찬가지로 이쪽 저쪽으로 이동만 하면서 시간이 다 가버려 아쉬웠다. 그래도 목사님께서 윤형이가 몸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지식도 함께 성장하는 하나님의 귀한 아들이 되길 바라는 축복 기도를 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교회의 여러 집사님들과 청년들이 우리 윤형이를 반가워 해주셨다. 나는 사실 전날 윤형이가 잠을 자지 않아 잠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니 즐거워 잠시간 몸이 피곤한 것도 잊을 수 있었다. 



6/1 월요일 (생후 39일)  6주 급성장기를 맞이하다.

윤형이가 6주 급성장기를 맞이했다. 사실 3주 급성장기는 겪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기 때문에 그런게 있나 싶었는데, 최근 들어 윤형이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보여 인터넷을 찾아보니 6주 급성장기의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 윤형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이유없이 울지 않던 윤형이가 칭얼거리고 보채는 빈도가 늘었다. 
- 칭얼거릴 때 스윙도 필요 없고 직접 안아줘야지만 멈춘다.
- 밥을 더 짧은 시간에 갈구하지만 그렇다고 많이 먹지는 않는다. 
- 인내심이 줄어들었다. 
- 얼굴이 새빨개지며 오징어를 굽듯이 몸을 비튼다. 
- 잠잘 때 자는  것 같지가 않고 큰 소리를 낸다. 
- 잠에서 자주 깨고 선잠을 자는 것 같으며, 눈을 뜨고 있는 활동 시간이 늘었다. 

 급성장기를 맞이한 윤형이. 눈에 눈물이 맺혔다.  
얼굴이 붉어지며 몸을 비비 꼬는 것은 성장통 때문이라고 한다.
적게는 2일에서 길게는 7일까지 걸린단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보니 아기들의 급 성장기는 "육아 실미도 입소" 시기와도 같다고 하던데, 그 재밌는 표현에 웃음이 났다.ㅎㅎ 그만큼 엄마들이 울고 보채는 아기를 달래느라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장통을 겪는 윤형이가 엄마의 사랑으로 그 고통을 그나마 견뎌내는 것 같으므로 기쁜 마음으로 아기를 달래주어야겠다. 


6/2 화요일 (생후 40일)  윤형이 일상 사진들


평온하게 낮잠 시간을 즐기는 우리 윤형이


2015년 5월 22일 금요일

[생후 21일~30일] 윤형이 카시트 구입

5/14 목요일 (생후 21일) 윤형이 카시트 구입, 타겟할인 

지인에게 물려받았던 인펀트 카시트에 윤형이를 태우니 목을 잘 가누지 못해 목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마침 타겟에서 $125를 구입하면 $20 gift card를 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기에, 리클라인 기능(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는)이 있는 chicco next fit 카싯을 구입하였다. 18kg의 어린이가 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윤형이가 자동차를 안전하고 즐겁게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 



5/15 금요일 (생후 22일) 집안 물건 처분

남편이 집에 있는 물건 처분에 눈을 떴다! 
ebay에 삼성 노트북과 LG G-pad를, Ipad를 팔더니, 이번엔 x-box 360을 팔겠단다. 윤형이가 태어나고 새로운 아기 용품들이 집에 들어서면서, 집에서는 기존에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처분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판매하기 위해 공들여 찍은 X-Box 360



생후 22일의 다양한 모습들



5/18 월요일 (생후 25일) 천귀저기의 수난& 기저귀 size2 시작하다. 

윤형이 사타구니 쪽이 벗겨지면서 붉게 되었다. 아마도 1회용 귀저기를 너무 세게 차면서 짓무른 흔적이 아닐까 생각했다. 퉁풍이 필요할 것 같아보여 낮 동안에는 천귀저기를 채웠고, 새벽 중에는 팸퍼스 스웨들러 기저귀를 size2로 사이즈를 크게 하여 채워주었다. 

천기저귀는 일반 1회용 귀저기에 비해서 금방 식고 차가워져서 아이가 좀 더 일찍 보챘다. 

특히 세탁하는 것이 굉장히 까다로웠다. 그래도 윤형이의 사타구니가 좀 완화되길 바라는 마음에 대낮에 열심히 천귀저기를 부지런히 10장 정도 갈아주었다. 

윤형이의 천기저귀+커버,
아직 신생아인 윤형이에게는 천기저귀도, 커버도 너무너무 크다.  



5/19 화요일 (생후 26일) Diaper Rash 연고와 후시딘


어제 붉게 변했던 윤형이 사타구니가 처음엔 다이퍼 래쉬라고 생각했다. 지은이(온유 어머님)에게 물어 다이퍼 래쉬 전용크림(Dr.Smith's)을 사서 발라주었는데, 별 차도가 없었다. 다이러 래쉬가 아니었던 것이다. 급한 마음에 후시딘을 얇게 펴발라 주니 반나절만에 호전된 양상을 보였다. 다행이었다. 



5/21 목요일 (생후 28일) 지원 & 여옥집사님의 음식 지원 

엊그제 지원 언니가 된장국, 콩나물, 장조림, 건어물포, 덮밥 소스 등을 가져다 주셔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는데, 오늘은 여옥 집사님께서 김밥을 가져다 주셨다. 내가 혹여나 부담스러울까봐 집 앞 문에다가 그냥 놓고 가셨다. 
마침 윤형이 목욕을 시킨 이후 수유를 하던 차에, 남편이 타겟에서 Sanitizer, Aquaphor Ointment 등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우리는 맛있게 저녁 식사로 김밥을 먹으며 어떻게 이 감사함을 갚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5/22 금요일 (생후 29일) 윤형이의 첫 소아과 방문, 수유 100ml 시작 

윤형이가 우리집에서 자동차로 1분 걸리는 곳에서 소아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이 새로 산 카시트를 장착하는 사이, 나는 기저귀 가방을 싸고 윤형이의 외출을 준비했다. 

병원에 도착하여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윤형이의 몸무게와 키를 쟀다. 
몸무게는 벌써 10 lbs로,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의 2배 가까이 늘어 있었다. 이후 Elizabeth Knapp 의사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윤형이 배꼽과 고추가 붉게 된 것에 바를 연고를 처방해 주셨다. 마지막으로 윤형이의 발끝에서 피를 뽑았는데 윤형이가 아주 많이 울었다. 

그사이 윤형이의 수유시간이 돌아와 90ml의 분유를 만들어 먹이고 집으로 출발했다. 집에 돌아와 너무 피곤하여 눈을 잠깐 붙이고 일어나니 금새 오후가 되어있었다. 

이제는 수유텀을 늘려보기 위해서 공갈 젖꼭지를 사용하여 3시간 간격으로 100ml씩 먹여보려고 한다. 


병원에 다녀온 후 목욕에 앞서 사진 한 컷

목욕을 하면서도 잠을 자는 코알라 순둥이 윤형이 

아이쿠 엄마, 목 좀 깨끗하게 씻겨주세요.  



5/23 토요일 (생후 30일) 수유텀에 대한 고민


많으면 하루에 15번까지도 주었던 수유가, 8번으로 확 줄어들었다. 어제부터 수유 간격을 3시간으로 정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100ml)

눈을 뜨고 있는 활동 시간에는 1시간 단위로 밥을 마구 보챘었기 때문에 정량보다 너무 많이 먹게 되어 토를 하는 일도 있었고, 혹은 배고프지 않은 상태로 분유를 먹어 겨우 20-30ml도 채 먹지 못하고 잠에 드는 일도 허다했었다.

새로이 알게 된 아주 중요한 사실은, 신생아는 '구강기'이기 때문에 입으로 빠는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분유를 보채는 것이지 배고파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아기의 위장을 위해서도, 부모의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수유 텀을 늘려 일정한 시간에 수유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그렇게 하루를 해 보았는데, 아기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피로에 지친 몸을 마라톤하듯 내던지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주도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아기와 나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시간 관리를 하게되니 이젠 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한편으로 참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다. 아기가 낑낑거리면서 분유를 찾는 모습을 볼 때면 자꾸 아기가 자꾸 안쓰럽게 느껴지고, 내 스스로 죄책감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공갈 젖꼭지의 사용에 대해서도 양론이 많기 때문에 사용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다.

어쨌거나 양육에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하니,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사이로 수유시간을 탄력적으로 하되 이 방식을 꾸준하게 유지해 보려고 한다. 나와 아기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 기간들을 지냈으면 좋겠다.



윤형이의 애착인형 블라양이와 함께




[생후 11일~20일] 도우미 아주머니 없이 홀로

5/4 월요일 (생후 11일) 도우미 아주머니 없이 홀로

도우미 아주머니는 이제 우리집에 오지 않으시게 됐다.   
아주머니를 모셨음에도 아기보는 일을 내가 전적으로 도맡아 해야 할 때가 많았다. 고용을 하나 안 하나 나는 어차피 같은 수고를 하게 될 것이므로 얼른 그만두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좋은 선택일까 하는 생각도 아주 많이 들었지만, 결국엔 그리 결정했다. 미역국을 12 봉지 끓여 냉동해 놓고 나니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했다. 친정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당장이라도 미국에 날아오실 것이다.ㅎㅎ 

일단 잠시간 선의의 거짓말을 하도록 해야겠다. 



초보엄마의 좌충우돌 육아가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5/5 화요일 (생후 12일)  악몽을 꾸는 듯한 윤형이 

신생아도 꿈을 꾸는 걸까? 밤 10시 쯤 윤형이가  자다가 갑자기 난데없이 목청 높여 두어 번 울다가 다시 잠에 들었다. 한 번도 큰 목소리로 운적이 없던 윤형이였기에, 남편과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러다가 5분 뒤 한 번 더 울기에, '혹시나 분유를 많이 먹어서(80ml) 배가 아파서 우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며 안아 달래주니 금새 찡긋 웃으며 다시 사르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 

남편과 저녁에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는데 그걸 들었던 윤형이가 혹시나 악몽을 꾼 것은 아니었는지.. 우리 윤형이 우는 목소리가 그렇게 구슬피 들릴 줄은 몰랐다. 혹여라도 우리 사랑스러운 윤형이가 목소리 높여 우는 날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하였다.


 앱스토어에서 fotor 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만들어본 윤형이 사진 콜렉션 



5/7 목요일 (생후 14일) 윤형이가 아픈 날 
오늘은 WIC 예약이 있는 날이었다. WIC은 미국에서 저소득층 산모와 아기를 대상으로 식료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인데, 우리 가족은 유학생 가족으로서 남편이 학교에서 연구비로 받는 수입이 그 기준에 해당되어 혜택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동안은 산모 기준으로 우유, 곡물류, 치즈, 쥬스 등을 제공받았었는데, 이제는 품목이 약간 바뀌었고, 더불어 아기를 위한 분유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오늘은 윤형이를 데리고 첫 외출을 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WIC 오피스의 프로세스가 느려 추운 건물에서 약 2시간 가량 머물렀기 때문인지, 윤형이가 집에 와서 추운 기색에 기침을 하고 토를 하는 등 한참을 아파했다. 겨우 밤쯤 되어서야 안정을 취하고 잠에 들 수 있었다. 

급성장기에 다다랐는지 2시간에 한번씩 분유를 찾고, 그 양은 90ml에 이르기 시작했다. 

5/8 금요일 (생후 15일) 나의 몸살기운 & 윤형이 배꼽 떨어지다  

거지꼴을 한, 나..ㅋㅋㅋ

어제 추운 건물에 있어서였는지, 몸이 으슬으슬 떨려오고 몸살감기 기운이 있었다. 편도선이 붓고 두통이 있어서 타이레놀을 먹었다. 밤중에 남편이 윤형이를 봐주어서 3-4시간 연속으로 잠을 잤는데도 여전히 머리가 무거웠다.

윤형이의 배꼽이 톡 떨어졌다. 한국에서는 배꼽을 잘 보관했다가 아이에게 물려주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그냥 버렸다. 미국에서는 배꼽이 스스로 말라 떨어질 때까지 목욕을 권장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윤형이가 많이 찝찝했을 것이다. 내일은 남편과 함께 윤형이의 첫 목욕을 시켜보려고 한다. 

윤형이를 안고 있는 남편의 모습



5/9 토요일 (생후 16일) 윤형이의 첫 목욕 
생후 16일만에 처음으로 머리를 감는 윤형이.
얼마나 그동안 가려웠을까? 

한국에서는 배꼽이 떨어지기 전에라도 목욕을 시킨다고 하던데, 
여기 미국 병원에서는 감염 등의 위험 때문에 배꼽이 완전히 떨어진 이후이 목욕을 권장하고 있어 그 말을 따르기로 했다.  

우선 체온 손실을 막기 위해 윤형이를 욕실 안에서 씻기기로 했다. 아기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놓고 가제 손수건, 아기샴푸, 수건, 카메라 등을 준비했다. 


Youtube에서 봤던 것처럼 먼저 윤형이의 머리를 샴푸한 후, 탈의를 시켜 목과 몸통 부분을 닦아주고, 하체를 물에 담궈 씻겨주었다. 처음에는 놀란 듯 울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첫 목욕이라 태지가 굉장히 많이 떨어지는 듯했는데 너무 오래 씻기면 안될 것 같아 금방 헹궈내어 주었다. 

목욕 도중엔 소변을, 목욕을 갓 마친 후엔 대변을 봐서 목욕의 복잡도를 아주 높였지만 뽀송해서 만족해 하는 우리 윤형이를 보니 마음이 아주 뿌듯하였다. 

엄마, 목욕시켜줘서 넘넘 고마워요 
목욕을 한 뒤 뽀송해져 만족하는 윤형이



5/10 주일 (생후 17일) 남편의 특별 저녁 요리
남편이 차려 준 나를 위한 산후조리 식사.
그런데 할라피뇨는 왜 구운 거니...ㅋㅋ

남편이 요리를 해주겠다고 하길래 나는 부엌을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긴 채 윤형이 분유를 먹이고 있었다. 평소 남편이 할 줄 아는 요리는 라면뿐이었으므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편이 완성한 음식은 연어 스테이크, 아스파라거스와 버섯 구이, 어린 시금치 샐러드였다. 우리 남편에게 이렇게 멋지게 차려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게 아주 놀라웠다. 

연어도 꽤나 잘 구워지고 야채의 익힘 상태도 훌륭했다. 가정적인 아빠로의 변신인가? 남편의 새로운 모습에 많이 놀랐고 행복한 하루였다.  



5/11 월요일 (생후 18일) 이틀만의 두 번째 통목욕
오늘은 이상하게도 낮시간에 윤형이의 활동 시간(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활동 시간에는 윤형이가 너무 자주 분유를 찾기 때문에 위에도 적잖이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밤중에 토를 하여 내 옷도 젖고 윤형이 옷도 젖고, 몸은 땀과 토로 찐득하여졌다.

그래서 생후 두번째 통목욕을 실시하게 됐다. 낮에 남편이 한양마트에서 윤형이에게 딱 맞는 사이즈의 대야를 2개 사왔다. 하나는 씻기용, 하나는 헹굼용이다. 이를 이용해서 윤형이의 머리를 감기고, 세수를 시키고, 속싸개로 싼 윤형이를 물에 입수시켜 구석구석 몸을 잘 닦아주었다. 물의 온도가 알맞았는지 윤형이는 단 한번도 울지 않고, 마치 즐기는 듯(?)했다. 

윤형이는 금새 뽀송해진 몸에 만족하는 듯 사르르 잠에 들고 말았다. 뽀얀 천사야, 예쁜 꿈 꾸며 잘 자려무나. 

(한나가 밤에 예쁜 장미꽃을 가져다주다) 


한나가 졸업 리사이틀 때 받았던 꽃 중
가장 예쁜 꽃을 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생후3일] 퇴원해서 집에 처음 온 날

4/26 일요일(생후3일)  퇴원해서 집에 처음 온 날

윤형이가 우리집에 처음 들어오는 날이었다!
기르고 있는 고양이 독도의 털이 아기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건 없었다. 우리 아기 윤형이 밥을 먹이고 짐정리를 하다보니 어느새 2시간 반이 훌쩍 지나있었고 배고프다고 울며 보채는 윤형이의 필요를 알지 못한 채 초보 엄마아빠는 헤메이기만 했다. 남편은 몸이 불편한 나를 위해 밥과 과일을 준비해줬다. (택형 집사님께서 삼계탕을 선사해 주시다) 



택형&진영 집사님 부부가 만들어 주신 삼계탕
몸무게 증가상태 기록

30주 59.2kg에서 38주 63.6kg가 되었다.  
야식은 전혀 하지 않고 보통량으로 하루 세끼를 먹었는데
임신 후기가 되니 1주일에 약 500g씩 늘었다.   

아기를 낳은 이후엔 3일만에 7kg가 빠졌다. 
하지만 이전 몸무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몇키로가 더 남아있다.  




4/27 월요일 (생후 4일) 순하고 착한 아이, 윤형이 

우리 윤형이는 정말 순한 천사 아기이다. 

초보 엄마 아빠가 서투른 걸 아는지 곤히 잠을 잘 자주는 아들이다. 
새벽 3시에 자고 있는 윤형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귀저기를 갈아주니 연속으로 내리 잔다. 잠에서 깰 때에도 울지 않고 조용히 눈만 뜬다. 

새벽녘에 일어나 아이를 먹이는 일이 힘들 줄만 알았는데, 아기가 태어난 기쁨이 모든 수고들을 압도하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 나와 윤형이의 목숨을 주관해 주셨다는 감사함만 남아돈다. 조금 있으면 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신다. 


잠을 곤히 자는 천사 아기 윤형이
윤형이를 가족의 일원으로 맞이해야 하는 독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직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만 보고
아기에게는 다가가지 않는 고양이 독도.
윤형이가 낯설은가보다.  





4/28 화요일 (생후 5일) 윤형이의 생활 패턴 

우리 윤형이는 참 순하고 독립적이지만, 하루에 한두차례 하는 잠투정 비슷한 것이 있다. 그게 바로 눈을 떴을 때인데, 눈을 뜨고 껌뻑껌뻑 거리며 세상 구경을 하고 싶을 때엔 꼭 엄마니 아빠가 곁에서 안아주거나 지켜줘야한다. 약 한두시간 정도 안아주면 어느 순간 사르르 잠이 든다.  

도우미 아주머니의 음식 솜씨가 참 좋다. 첫날은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고사리 나물, 가지 나물, 도라지와 콩자반을 만들어 주셨고, 시시각각 영양 대추 꿀차와 과일 치즈 등을 제공해 주셨다. 두번째 날인 오늘 아침에는 찜닭을, 밤에는 각종 익힌 야채와 스테이크를 해주셔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찜닭
스테이크와 각종 반찬



4/29일 수요일 (생후 6일) 빨랫감의 범람

하루에 15ml씩 윤형이의 분유량을 꾸준히 늘려준 결과 지금은 60-80ml분유를 한끼에 소화한다. 그러나 윤형이가 식후 조금씩 게워내는 것들로 인해 배냇저고리와 속싸개 등빨래가 범람하고 있다. 작은 사이즈의 여분의 배냇저고리가 더 필요할 듯하다. 

음식: 산후조리 이모님께서 물김치와 닭고기 구이를 해주시다. 


곤히 잘 자고 있는 우리집 천사 아기 윤형이



4/30 목요일(생후 7일) macbook 구입 

남편이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단다. macbook air의 좋은 딜이 나와 결제를 하였단다. 

지난 번 나에게 맥북을 선물해 주고 싶다며 관심에도 없는 오스틴 체육 대회를 관람하며 맥북 경품 순서만 기다렸다가 탄빵남자만 되어 돌아온 착한 남편.. 이번엔 기어이 결제를 하고 말았다. 

재밌는 사실은 남편도 연이어 맥북pro를 질렀다는 것. 남편은 예전부터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논문을 읽고싶어 했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집 경제 사정을 잘 생각해보고 무리 없이 운용 가능할 것 같으면 사라고 했더니, 남편도 좋은 딜을 찾아 새 맥북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한번에 많은 지출이 있었지만, 남편과 내가 오랜만에 즐거운 사치를 누릴법도 하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합리화의 대가-_-ㅎㅎ)




5/1 금요일 (생후 8일) 한없는 기쁨이 되는 나의 윤형이 

우리 윤형이가 먹는 모습, 눈을 깜빡거리며 엄마를 바라보는 모습, 찡그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모든 피로와 수고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윤형이에게 많은 사랑을 주겠다고 다짐한다.


활동시간. 이렇게 눈을 뜨고 2-3시간 가량 있는다. 



5/3 주일  (생후 10일) 주일 예배를 가지 못하다. 

윤형이 태어나고 두번째로 맞는 주일이다. 예배에 참석하면 좋았겠지만, 아직 몸이 회복이 되지 못해 나가는 것이 어려웠다. 남편은 1부 예배에 참석했다가 금방 돌아왔고, 그동안 나는 윤형이를 돌보았다. 다음주에 몸이 괜찮다면 2부 예배라도 혼자 참여해볼까 한다. 


꽃집에서 주말 알바를 하신다는 산후 도우미 아주머니의 작품들. 
집이 한결 더 화사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