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의자에 앉아서 허리와 목 힘을 길러요
설교 도중 윤형이의 울음 소리가 들리니 귀가 뒤쪽으로 곤두섰다. 윤형이는 배고파서 울고 남편은 잠투정으로 알고 달래고 있는 모양이었다. 요즘 윤형이가 이상하게 2시간 단위로 배고프다며 보챌 때가 있고 4시간이 지나도 별로 배고파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가늠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예배가 끝나고 발톤 크릭몰에 다녀왔다. 한국의 코엑스같이 한 건물 안에서 쇼핑과 영화, 음식, 커피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더운 텍사스 지역에서 아기를 데리고 시원하고 쾌적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이곳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한동안 발톤 크릭몰을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외출하고 난 뒤 집에 돌아와 개운하게 샤워하고 잘 준비를 하는 윤형이
만개한 웃음은 아니지만,
이젠 예쁜 미소를 지을 줄 알아요.
7/7 화요일 (생후 75일) 새벽 수유의 수고를 나누다.
윤형이는 이제 밤낮을 완전히 가리고 있다. 보통 6-7시 사이에 목욕을 하고 분유를 먹고 깊게 잠들면 다음날 7시 15분에 아주 정확하게 기상한다. (아 물론, 새벽 수유는 2시, 5시에 한 번씩 해줘야 한다.ㅠㅠ130-140ml)
지금까지 내가 새벽 수유를 전담해 왔다. 하지만 두 달 반이 지나고 나니 윤형이의 몸집은 태어날 때의 2배를 넘어서 6kg가 넘게 됐고, 요새내 무릎과 허리, 어깨가 뻐근해 몸이 예전같지가 않아졌다.
그래서 남편에게 2시 새벽 수유를 부탁하고 일찍 잠에 들었다. 남편은 공부를 해야하니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하다가 윤형이가 깨면 먹이고 자겠다고 했다.
아침이 되자 몸이 꽤 개운했다. 남편이 편하게 더 잘 수 있도록 안방 문을 닫아놓고 남편이 자는 틈을 타 집안 정리 및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았다. 함께 맛있게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고 하루를 시작하니 꽤 만족스러웠다.
윤형이에게 모국어를 잘 전수(?)해주려면 내가 말을 많이 해줘야 할텐데, 반응 없는 윤형이 앞에서 독백으로 여러 얘기들을 해주려니 소재도 마땅치 않고 참 어렵다.ㅎㅎㅎ
윤형이가 깨어있을 때는 오로지 누워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으니, 아기가 심심하진 않을까 걱정도 되고 어떻게든 놀아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 귀라도 즐거우라고 윤형이가 좋아하는 베토벤의 열정을 틀어주고(실은 내가 좋아하는), 아기를 범보 의자에도 앉혀 보고, 구석구석 안고다니면서 집안 구경도 시켜줘 본다.
오늘은 윤형이가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시각적인 자극이라도 주기 위해서 그림책을 보여줬더니 그래도 나름 집중을 하는 듯하였다. 수다스럽지 못한 엄마지만 윤형이가 지루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 보아야겠다.
제가 누워서 찡찡거리면 엄마가 범보에 앉혀줘요

아, 이거 지겨워..

흠, 이것은 볼 만하네 ㅎㅎ
7/9 목요일 (생후 77일) 저녁식사 초대를 받다- 윤형이 많이 운 날
교회 집사님께서 저녁 5시 식사 초대를 해주셨다.
보통은 저녁 6시쯤 샤워를 시키는데, 오늘은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오후 2시쯤 샤워를 시켰다.
윤형이가 낮잠을 마치 밤잠처럼 깊게 잤다.
분유도 외출 직전에 먹였더니 평소 3시간 단위로 먹이던 것과는 다르게 2시간 만에 먹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달라지니 윤형이에게 혼동이 왔는지 외출하기 전 윤형이가 많이 울었다.
그곳에 가서도 잠투정을 할 것이 눈에 선했기에 잠투정에 효과 만점인 스윙을 챙겨 가지고 갔다. 그러나 저녁 식사가 시작된 시간에 윤형이는 울기 시작했고, 스윙에 태워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는 우는 윤형이를 작은 방에 데려가 달래고 또 달랬다.
음식은 갈비, 파전, 오징어 볶음, 냉면..
정말 정성스럽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셨는데 마음 편히 먹지를 못했다. 윤형이가 우니 다른 손님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컸고, 또 윤형이에게도 혼동을 준 것 같아 많이 미안했던 하루였다.
7/11 토요일 (생후 79일) 베이비 위스퍼 책을 ibook으로 보다.
어제 방문했던 집사님 댁에 갔을 때 책장에 베이비 위스퍼1편, 2편, 골드편 이렇게 세 권이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집에는 1편밖에 없어서 2편과 골드편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초면이라 책을 빌리기는 좀 쑥스러웠다. 그래서 집에 와서 ibook을 뒤졌더니 1편은 $5.99불에, 골드편은 $14.99에 한 권을 통채로 읽을 수 있고, 무료로는 각기 한 chapter 가량을 읽을 수 있었다.
영어 공부도 할 겸 쉬엄쉬엄 읽어가니 꽤나 유용하고 재밌었다. 끝까지 읽어보고 싶어 혹시나 하고 구글에 베이비 위스퍼 골드의 원제인 'baby whisperer solves all your problems'를 검색해보니 pdf파일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ㅎㅎ 윤형이 잘 때 열심히 읽어보아야겠다.
나른한 오후
7/12 일요일 (생후 80일) 윤형이 일상 사진들
귀를 이렇게 세우면 아빠 닮았고
귀를 이렇게 젖히면 엄마 닮았네~
범보 의자 위에 앉아 새초롬한 표정을 짓는 우리 아기 ㅎㅎ
이제 꺼내주세요!ㅠㅠ
오늘도 좋은 하루~^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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