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찍어 본 윤형이의 여권 사진.
흰 바탕을 만들기 위해 키친타올을 머리 뒤에 깔았다.
2' x 2'로 인화할 예정이다.
6/4 목요일 (생후 42일) 윤형이의 막힌 코를 뚫다
지난 밤부터 윤형이의 숨소리가 거칠었다. 딱딱한 코딱지가 콧속 깊은 곳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윤형이의 먹는 시간이 되었는데 숨이 잘 쉬어지지 않으니 거의 먹지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다.
마음이 다급해져서 '병원을 가야하나' 생각하고 있는 중에,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아기들의 막힌 코를 뚫어주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는 동영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식염수를 아기들의 코에 한 두 방울 넣어주면 자극이 없이 코속을 부들부들하게 만들어 준단다. 그 이후 흡입기로 흡입을 해내거나, 아기들을 잠시 울게 하면 저절로 빠져나온다고 하였다.
일단 급한 마음에 주사기로 코에 물을 한두방울 넣어줬더니 윤형이가 켁켁거리면서 울부짖었다. 마음이 아파 윤형이를 세워 안아 토닥거려주었더니 내 어깨 위에 왕코딱지가 툭 하고 떨어졌다. 얼마나 반가운 윤형이의 코딱지였는지.. 윤형이가 숨을 시원하게 쉴 수 있어 기뻤다.
밤 8시 45분 쯤 윤형이를 먹이고 눕혔는데, 보통 이시간이면 깊이 잠이 들던 것과는 다르게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길래, '윤형아 제발 눈 감아라, 나는 못 본척 하련다.' 생각하며 이불만 덮어주고 나오려는데, 입주변에 하얗게 흘린 자국이 보이는 것이다.
주변이 온통 다 젖어있는 것을 보니 먹은 것을 다 토한 것 같았다. 분명히 몇번에 걸쳐 분수토를 했을텐데 조용히 눈만 뜨고 있는 윤형이를 보면서 '우리 아기가 정말 착하구나.'.하는 생각과,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적이고 용감한 우리 윤형이 모습이 고맙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엄마를 멀뚱멀뚱 바라볼 때 이런 표정을 하곤 한다.
6/5 금요일 (생후 43일) 윤형이의 기막힌 잠투정
기저귀를 가는 도중 엉덩이를 너무 높이 들었는지 분유가 역류하여 토를 하고 말았다. 먹은 지 1시간이 지났었기에 전혀 경계를 하지 않았던 것인데, 내 실수인 것 같아 자책감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밤 9시가 조금 넘자 다시 배고파하는 윤형이를 먹였다.
'이제는 잠들겠지...' 하는데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밤 12시가 될 때까지 잘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또 잠투정은 얼마나 심한지, 안아주다가 침대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얼굴을 찡그리며 우는데, "이거 아니야 이거 아니야" 하고 말하는 것만 같다. 우리 착한 천사아기가 잠투정을 할 때는 그렇게 둘도 없는 떼쟁이가 된다.
분노의 발차기중..ㅎㅎ
사실 때를 쓸 땐 이정도는 약과이다.
6/6 토요일 (생후 44일) 이사갈 집을 알아보다
우리 부부는 오스틴의 Farwest라는 지역에서 약 3년을 살아왔다. 학교에서의 거리가 차로 약 10분 거리로 가까워 싱글 학생들이 주로 주거하는 지역이었다. 이제는 윤형이도 태어나고 그동안 살던 집이 지겨워지기도 해서, 가족 단위 학생들이 많이 사는 arboretum쪽으로 거처를 옮겨보고자 했다.
우리부부 둘만이라면 하루에 다섯 군데도 투어가 가능하겠지만, 윤형이를 언제나 대동해야 했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아기를 2-3시간 단위로 먹여야 한다는 점도 그렇고, 아파트 사무실에 아기 귀저기를 가는 장치(Changing Station)가 없어서 이래저래 실례를 해야했다는 점도 그랬다. 또 몇 시간씩 할애하며 돌아다니기에는 윤형이가 아직 너무 어려 하루에 한 집, 많아봐야 두 집 정도만 볼 수 있었다.
사실 새로 지어진 한 아파트가 맘에 들었었는데, 집은 쾌적해 보이고 좋았지만 높은 가격대와 집이 싱글에게 적합할 정도로 다소 좁다는 점이 고려해봐야 할 점이었다. 같은 가격에 2bed & 2bath 아파트를 구할 수도 있는 정도였기 때문에 남편과 나는 고민을 조금 더 해보기로 했다.
베시넷에서 쉬고 있는 우리집 고양이 독도.
이사를 가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은 요새 처분을 하고 있다.
윤형이가 베시넷을 좋아하지 않아서 중고로 판매하려고 한다.
독도야 미안~
생후 44일의 윤형이 모습
6/7 일요일 (생후 45일) 분수토 해결하다. (분유를 바꾸다)
윤형이가 며칠 동안 분수토를 많이 했다. 먹일 때마다 기침을 하면서 분유를 뱉어낸다든지, 누워있다가 혹은 기저귀를 갈다가 분유를 뱉어내는 일도 잦아졌다.
'아기라서 그렇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먹일 때마다 '제발 제발 이번만큼은 토를 하지 않기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토를 하는 빈도가 잦아지다보니 점점 걱정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Similac Advance를 먹였었는데 별 문제가 없었었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이상하게 윤형이가 토를 하고 변의 모양새도 좋지 않아서 분유를 한 번 바꿔보기로 했다. 블로그 등에서 평이 괜찮았던 Walmart에서 나온 Parents' Choice Advantage라는 제품을 먹여보았는데, 이것을 먹은 후로부터 아기가 전혀 토를 하지 않는 것이다. 마침 H.E.B에서도 같은 모양의 용기에 담겨진 분유를 팔고 있길래 살펴보니 동일한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이기에 냉큼 집어왔다. (즉, 내용물 또한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 제품도 먹여보았더니 정말 괜찮다. 이유는
- 분유를 물에 타서 흔들어도 거품이 생기지 않는다.
- 아기가 안정적으로 먹고, 토를 할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 변이 덩어리지지 않으며, 텍스쳐가 고르고(?) 훌륭하다.
윤형이에게 잘 맞는 분유를 찾을 수 있었어서 다행이다.
분유 한사발 들이키고 곤히 잠든 윤형이를 안고.
6/8 월요일 (생후 46일) 이사갈 집 결정하다.
어제에 걸쳐 윤형이를 데리고 아파트를 돌아다녔다.
혹시 몰라 3개의 분유병을 챙겨나갔는데 결국 모두 소모를 했으니 밖에 머문 시간이 아마도 8시간 정도는 되었겠다. 아파트 유닛을 구경하기 위해서 아기를 차에 태웠다가 다시 유모차로 옮기는 과정을 수십 번 하다보니 아기도 많이 지쳤을 터, 집에 와서 샤워를 시키고 재우니 6시간을 내리 잤다.
오늘은 Marquis at great hills와 Hardrock canyon 아파트를 구경했었는데, 결국 Marquis at great hills를 계약하게 됐다. 심사숙고해서 도면과 유닛을 직접 살펴보고 결정한 것이다. 부엌에서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고, 높은 천장과 넓은 베란다 등이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7/30일에 입주 예정이므로 그 때까지 집에 있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어서 정리해야겠다.
6/9 화요일 (생후 47일) 윤형이 한번에 160ml 먹다.
분유를 바꾼 이후로 윤형이의 먹성이 더욱 좋아졌다. 한번에 120ml의 분유를 타주면 100ml도 어렵사리 먹던 정도에서, 어느 순간 120ml를 동내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도 윤형이에게 평소와 같이 120ml을 주었는데, 다 먹고도 짜증을 내고 입을 오물거리기에 얼마나 더 먹나 확인해 보려고 40ml의 분유를 더 타주었더니 모두 마시고 배불러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거실에 눕혀놓았더니 꽤 오랜시간 동안 눈을 뜨고 혼자 창밖을 바라보며 잘도 놀았다.
너무 급격하게 늘려주면 좋지 않을 것 같으니 앞으로는 140ml씩 먹이다가 점차 늘려볼 생각이다.
핑크색 공갈 젖꼭지, 잘 어울리나요?
생후 49일의 윤형이. 선물 받은 베이비갭 옷 괜찮네~^^
윤형이도 여느 아이들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운다. 하지만 이유 없이 우는 일은 없고 또 의사 표현도 확실해서, 윤형이의 요구를 예측하기가 꽤나 수월한 편이다.
이를테면, 윤형이가 분유를 먹는 시간을 항상 노트에 기록을 해 두는데, 먹은 지 2시간- 3시간 텀 사이에 우는 것은 배가 고파 우는 것이다.
요즘은 기저귀가 좋아 흡수가 잘 되므로 소변 귀저기 때문에 우는 일은 거의 없고 대변을 본 것 때문에 불편해서 우는 경우는 대변 냄새가 나기 마련이므로, 귀저기 근처에 냄새를 맡아보아 바로 알 수 있다. (분유를 먹으므로 대변 냄새가 어른처럼 역하지 않다)
배불리 먹었고 기저귀마저 청결한데 운다는 것은 잠투정일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가만 놔두거나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면 상황은 더 악화되므로, 윤형이를 들어 안아주면 정말 단시간 내로 스르르 잠이든다. 윤형이의 잠투정을 달래어 재우면서 느낀 점은 '이렇게 작은 아기도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동물이구나....'
윤형이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주고싶다.
윤형이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주고싶다.
오랜만에 속싸개 해줘서 뿔난 윤형이..ㅎㅎ
답답하다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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