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 3일차 (9/14)
처음으로 구토를 하다.
식욕이 없고 가리게 된 음식들이 참 많은데, 그렇게 좋아하던 고기도 입에 모래알같이 느껴지고 김치와 계란도 입에 댈 수가 없다. 누워 있다가 첫 끼니로 먹은 것이 오후 3시 쌀밥에다 깻잎 조림인데, 갑자기 속이 울렁이더니 그것조차 다 토해내 버렸다.
아기가 뱃속에서 건강히 살아있다고 부단히도 존재감을 알리려는 것인지 싶어서 이런 상황 속에서도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남편에게 저녁에 서브웨이에서 야채만 넣은 샌드위치를 사다달라고 부탁을 했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베지 샌드위치다.
7주 4일차 (9/15)
남편이 요즘따라 참 세심하게 나를 도와준다. 설거지도 해주고 내가 자는 사이 빨래도 해줬다. 이렇게 나를 도와 주다가 힘에 부쳐 지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나도 남편이 최대한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그 시간만큼은 방해하지 않으려 한다. 집에 와서 공부할 만한 환경이 되도록 집은 깔끔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7주 5일차 (9/16)
올 새 학기부터 남편이 개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기면서,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먹을 즈음이 되면 집에 돌아오는 새로운 패턴이 생겼다.
나는 임신 초기 안정을 위해 주로 집에서 쉬고 있는데, 오랜 시간을 홀로 보내려니 여간 따분한 것이 아니다. 몸이 불편하고 어지럼증이 있어 동영상을 보는 거나 공부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약이라는 말만 믿고 안정기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그래도 어제에 비해 몸이 괜찮은 편이라, 교회에서 훈련 받는 재생산반 관련 도서도 좀 읽었다.
8주 0일차 (9/18)
사과랑 매실액 먹고 30분 정도 후에 구토
입맛이 너무 없다.
요즘 남편은 아침 일찍 나가 저녁에 들어와 공부를 해도 공부 시간이 모자른 일정이다. 수업도 들으면서 연구도 해야하기 때문이다. 보험 관련도 알아보고 공부하랴 정말 고생이 많다.
8주 4일차 (9/24)
어제는 양치를 하다가 그만, 먹은 것을 토해내고 말았다. 임산부들 가장 힘든 것이 양치라더니 실감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저녁에 먹었던 건 마트에서 파는 roll 몇 점과 비타민 뿐이었다.
몸무게가 52.5kg로 떨어졌다. 요즘엔 쌀을 먹기도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입덧은 내 뱃속 아기가 건강히 잘 크고 있다는 증거와도 같단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9주 3일차 (9/28)
아침에 일어나 남편 도시락을 싸줬다. 메뉴는 닭강정, 계란말이, 멸치볶음, 새우볶음, 사과
이상하게 아침에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서 오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남편이 County line에서 빵을 사다줬다. 본래 달콤하고 맛있는 빵인데, 미각을 잃어버려 맛을 잘 못 느낀채로 배를 채운다는 생각으로만 2조각을 꾸역꾸역 우유에다가 먹었다.
그러다가 저녁에 갑자기 급하게 토를 하고 (이틀만에) 속이 굉장히 쓰라렸다. 식도와 위까지.
9주 5일차 (9/30)
몸이 어제부터 좀 나아지기 시작했다.
특별히 좋아진 점은 두통이 없다는 것. 그래서 큰빛교회 그루터기 매거진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컨디션이 좋아지니 남편한테 장난도 걸고, 말도 부쩍 늘었다. 남편도 놀라는 기세. 하지만 음식 가리는 건 여전하네~
내일이면 첫 초음파날이다. 우리 부들이 모습이 정말 많이 궁금하다.
9주 6일차 (10/1)
Austin life care에서의 첫 초음파
Austin life
care에서 첫 초음파를 받았다. 초음파를 해주신 의사 선생님은 Dr.Browne 이셨는데 매우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주셨다.첫 초음파라, 공복으로 가야하는지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잘 몰라서 인터넷 게시판에 묻기도 했다. 꽤나 엉뚱한 질문으로 받아들여졌다.
배에 초음파 기계를 대는 순간 동그랗게 보이는 아기집과 아기의 모습! 임신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집적 눈으로 보고 확인하니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남편도 너무 즐거워했다.
아기는 팔다리를 움직여 대고 있었다. 얼굴은 꽤 갸름해 보였고 남편 말로는 입이 큰 것 같다고 하였다. 아기의 크기는 2.78cm로 아주 정상이고, 양수의 양, 심장박동소리, 운동성 등 모든 것이 정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집에 오니 아기가 움직이던 것이 자꾸 떠올라서 남편에게 문자를 했는데 남편도 마찬가지란다.ㅎㅎ 이렇게 우리가 부들이를 즐겁게 기다리며 부모가 되길 준비하나보다. 모든 것을 예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서 저녁에 기사를 하나 봤는데 (2013년 5월 기사) 나이지리아에서 10대 여성 17명을 감금하여 임신 출산을 반복시키고, 아기는 입양, 장기적출, 탄광 노예로 팔았단다. 한 아이당 최대 700만원을 받고 아기 엄마에게는 대가로 20만원의 돈을 쥐어 주었다고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이렇게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는 것에 정말 참혹한 심경을 느꼈다.모든 사람이 평안함을 누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10주 3일차 (10/5)
울렁울렁
어저께는 남편이랑 kneeded pleasure cafe에서 모짜렐라 토마토 샌드위치를 사먹었는데,
집에와서 다 토해버리고 말았다.교회에서 주일을 보낸다는 것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이든다. 어서 체력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태몽을 꾼 것 같다.
꿈에, 아주 멋진 해안가로 놀러를 갔다. 해안이 둥근 절벽으로 둘러 쌓인 형태였다.
갑자기 공중에서 비행기 두대가 이륙하다가 실수로 부딪히게 되고,
그 잔해들을 피하는 과정에서 다친 사람들, 고아, 동물들이 병원으로 갔다.
나도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내 옆자리에 정말 귀여운 새끼 시라소니(고양이과 동물)가 입원을 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시라소니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매우 신비로운 꿈이었다.
꿈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한 새끼 시라소니
11주 4일차 (10/13) 52kg
여전히 몸이 좋지 않다. .
하루에 한번 정도로 매일 구토 증상이 있다.
오늘은 은미 언니가 흰살생선에 죽을 만들어 오셨다.
맛있게 잘 먹고 키위와 귤 디저트를 먹었는데 2-3시간 만에 토해내버렸다.
두통은 많이 줄고 이른 아침의 힘듦은 예전보다 덜하지만,
전체적으로 에너지 고갈이 빠르고 음식에 대한 까다로운 성미는 여전해서 괴롭다.
엽산제도 며칠 간 잘 먹지 못했다. 아기가 부디 건강하게 있어주었으면 한다.
11주 5일차 (10/14)
밤 9: 50분 경 구토하다. (딸기요거트)
언제쯤 좋아질꼬?
12주 0일차 (10/16) 51kg
구토로 인해 기력이 없다.
배가 어느 정도 나왔는지 보려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12주 3일차 (10/19)
주일인데 컨디션이 괜찮았다.
성가대 연습까지 문제 없었고
지은이가 아기를 낳았다고 해서 한솔&은혜 커플과 찾아갔는데 희안하게 병원에 다녀와서도 컨디션이 끄떡없었다.
집에 와서 큰빛 교회 E-letter편집과 목사님 글 편집까지 완료했다.
울렁거림도 없어서 정말 감사했고,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것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12주 들어서서 제발 오늘처럼 다른 날도 컨디션이 좋기를 바란다.
13주 1일차 (10/24) 51kg
낮잠을 자고 일어나 5시쯤 영양 음료수 마신 것 토하고, 그루터기 모임하러 지원 언니집 가자마자 몰래 또 토했다. 속이 울렁거려 토를 할 때 마다 거품이 있다. 거품이 토를 유발하는 것인지?
언니 집에서 짜장을 먹고와서 집에서 쉬고 있다.
짜장밥은 가히 최고였다.
13주 3일차 (10/26) 51kg
배가 슬슬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
먹는 즉시 게워내니 얼굴이 좋지 않다.
13주 5일 몸무게(10/28) 51.4kg
딸기 먹은 것 토하다.
집에 있을 때와 혼자 있을 때 구역질이 심하고, 바깥에 있을 때와 남편과 함께 있을 때 상태가 비교적 괜찮다.
일부러는 아니지만 심리적인 것이 은근히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구토를 하기까지는 울렁울렁 속이 너무 답답하지만,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한 것이 약간 있다.
남편 기다렸다가 같이 식사하려고 헸는데 그 사이에 거품토를 2번이나 했다.
입덧이 정말 힘든 게 공복 그새 잠깐을 참지 못한다는 점이다.
남편이 오기 직전에 1번, 그리고 부페펠리스 식당 화단 앞에서 한 번.
14주 2일 (11/1) 52kg
몸 컨디션이 점점 좋아짐을 느낀다.
오늘 토요일 찬양단 연습 마치고 토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후에 발톤크릭몰에 들렀다가 저녁 연합 그루터기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참 감사한 하루였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오늘 점심에는 phonatic을 가서 오랜만에 No. 204 (tofu가 들어간 쌀국수) 를 먹었다.
참, 오늘은 남편과 발튼크릭몰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 (cotton candy, dutch chocolate) 먹고 예쁜 자켓도 사고, 남편은 레고를 샀다.
레고 맞추는 걸 너무나도 좋아하는 남편 예쁘다!
둘이 거실에 앉아 마주보고 남편이 레고를 맞추고 나는 쇼파에 앉아있다.
14주 3일차 (11/2) 52.7kg
첫 병원 방문 날.
남편 학교에 다녀온 후 2:45분 예약했던 시간보다 약 20분 전에 병원에 도착하였다.
아이디 카드가 아직 발급이 안 되어 보험 회사와 전화로 연결 인증을 한 후 접수가 완료되었고, 곧이어 간호사 있는 방에 들어가 간단한 정보 조사에 참여하였다. (기존병력, 키, 몸무게114, 흡연이나 알콜섭취여부, 입덧증상 등) - 간호사 성함: 로우?
하의 탈의를 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 담당 선생님이신 Dr. Browne이 오셨다. 먼저 청진기를 꺼내서 내 가슴쪽과 배쪽에 대어보셨는데 선생님 입가에 미소가 흐르는 것을 보고 일단 마음이 놓았다.
이후 심장소리 증폭기(?)를 가져와서 부들이 심장소리를 들려주셨는데, 빠르고 일정한 속도로 우렁차게 뛰었다! 부들이가 요리저리 움직여 댔는지 갑자기 심장소리가 휙 사라져서 기기를 왼쪽 오른쪽 움직여 다시 부들이 심장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이후, 브라운 샘이 면봉같은 걸로 질내 조직물을 좀 떼어간 후, 장갑 낀 손에 젤을 덜어 내진을 하셨는데 아주 따끔했다.
다음엔 전용 화장실로 가서 소변채집을 하고, 피도 뽑았는데 무려 5통이나 가져가셨다.
집에 갈 때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샘플 임산부 비타민을 챙겨주셨다. 다음 방문 때 원하는 비타민을 얘길하면 그걸로 계속 처방을 해주겠단다. 정말 고마운 미국병원이다.
이렇게 무사히 첫번째 병원 방문이 끝이 났다.
14주 6일차 (11/5)
14주 4-6일 내리 아팠다.
확실히 구토는 줄었지만,몸 기력이 쇠하는 증상 정말 어쩔거니.
하나님께 체력을 구할 수밖에 없다.
15주 2일차 (11/8)
연어초밥, 연어구이, 부추전 정도 해먹을 만큼 체력이 좋아진 건가 싶기도하고..
하지만 구토는 여전하다. 남편이 며칠 간 두통이 있어서 힘들었다. 둘중에 한 사람은 무조건 컨디션이 괜찮아야 한다. 이래서 부부가 함께 사나보다.
16주 0일 (11/13) 51.7kg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아서 은미 언니와 함께 윤아 언니 집에 방문했다.
이게 몇개월 만의 방문인지~
확실히 요새 예전보다는 에너지가 더 생겼다.
물론 임신 전과는 비교 불가이지만 이것만으로도 무척 감사하다.
좀 더 체력이 좋아져서 하나님 일하는데 귀찮은 생각 없도록 도와주세요..!
16주1일 (11/14) 52kg
주일 아침 찬양 연습 있는 날마다 토했던 악몽이 되살아나
아침에 일어나 정말 일찍부터 호박죽을 덮혀 먹었건만, 연습 전 어김없이 게워내고 말았다.
저녁도 마찬가지다. 뷔페에서 과식을 했던 것 같다.
공복 상태에서 헛구역질 나는 게 두려워 항상 배를 채워 놓으려는 무의식적인 의지가 있다.
참 많이 힘들지만, 점점 불러오는 배를 보면서 뿌듯하기도 한 요즘이다.
*참고사항
잘 넘어갔던 음식 : 오늘 점심에 사모님께서 만들어주신 타코
또띨라+ 감자+ 계란+ 베이컨소량+ 살사(토마토와 양파 라임즙)
16주 5일차 (11/18)
초음파를 하기 위해 병원방문
병원에 방문해 초음파로 이곳 저곳을 샅샅이 스캔하였다. 심장 쪽에 하얀 티끌같은 게 보였는데 아시안에게 흔한 것이라고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다운증후군 등의 검사를 위해 피를 2통 뽑았다.
이후 2층으로 올라가 추가 조사할게 있어 피를 2통 더 뽑았다.
성별은 아들이란다!
집에 돌아와서 배고파서 구토 1회..
16주 6일차 (11/20) 52kg
몸 상태가 괜찮아서 빨래를 개고, 베큠을 하고 화장실 세면대 청소도 할 수 있었다.
남편과 저녁으로 삼치를 구워 먹었더니 온 집안이 생선 냄새로 가득하다.
연어와는 또 느낌이 다르네.
저녁 찬양연습 8:30-10:30까지 참여하고 나니 (물론 몸상태 상 싱어로 서지는 않음)
몸이 조금 피로하지만, 딱 오늘과 같은 컨디션이 유지된다면
앞으로의 임신 생활도 괜찮을 것 같다.
17주 1일차 (11/22)
토요일 여옥집사님 댁에서 미디어선교부 식사를 하다.
(김치고기전, 호박전, 고구마전, LA갈비, 오징어석박지무침, 우동샐러드, 밥과 음료)
오랜만에 감사하게 포식하다.
몸무게도 늘고, 입덧도 기적처럼 잦아들고 컨디션도 회복되는 과정에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17주 3일차 (11/24)
어젯밤엔 부페 팔리스에서 음식 먹고 구토
오늘 낮엔 계란 토스트와 요거트 아이스크림 먹고 구토
18주 3일차 (12/1)
병원 다녀오다
오늘은 정기 첵업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 먼저 소변 테스트를 한 후, 간호사 분이 아기 심장소릴 들려주셨다. 그후 브라운 담당샘 들어오셔서 혈액 검사 결과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모든 부분이 정상인데 혈소판 수치가 약간 낮아 최악의 경우 무통주사를 못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수치 또한 계속 위 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다고 한다. 혈액검사 한 번 더 하자고 해서 피를 뽑고 집에 왔다.
18주는 가벼운 감기가 동반되어 꽤 힘든 한 주였다. 기침이 헛구역질을 유도하는 바람에 2-3일연속 구토를 하기도 했고.. 입덧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라 좀 많이 불안했다. 기침이 배에 힘이 들어가게 하는 것도 걱정이 됐다. 그래도 하루 이틀 푹 쉬니 좀 나아졌다.
아기 빨래를 위한 포터블 세탁기를 알아보고 있다.
공기 청정기도 구입하였다.
19주 1일차 (12/5)
저녁 6시께 먹었던 밥이 소화가 안되어 12시에 고스란히 게워내다
19주까지 입덧을 하다니..
19주 6일차 (12/11)
입덧이 완전히 가신 듯하다. 거의 5일 째 구역질과 구토증상이 없다.